📖 [세계는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의 유산] 전체 보기
1편: 시즌 1 - 신자유주의 우화의 탄생 | 2편: 시즌 2 - 저항의 상업화와 비평적 딜레마 | 3편: 시즌 3 - 대서사의 종결과 마지막 역설 (현재글)1편에서 우리는 '오징어 게임' 시즌 1이 어떻게 전 지구적 현상이 되었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엄청난 성공 이후, 시즌 2는 전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출발선에 섰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시즌 2를 마주한 평단의 반응은 복잡했습니다. 비판의 칼날은 무뎌졌고, 이야기는 '프랜차이즈'의 안전한 길을 택한 듯 보였습니다. 오늘은 시즌 2가 마주해야 했던 비평적 딜레마와 '저항의 상업화'라는 피할 수 없는 함정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
1. 저항의 시작, 그러나... "시즌 3를 위한 예고편" 🎬
시즌 1의 마지막, 복수를 다짐하며 비행기 탑승을 포기한 성기훈의 모습은 시즌 2의 방향성을 명확히 예고했습니다. 개인의 생존을 넘어, 게임 시스템 자체에 도전하는 '저항 서사'의 시작이었죠. 하지만 많은 비평가들은 이 거대한 전환이 오히려 극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TIME 매거진은 시즌 2를 "지루하고 불완전하게 끝난 재탕"이라고 혹평했으며, 일부에서는 "시즌 3를 위한 거대한 티저 예고편"처럼 느껴진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시즌 1이 보여준, 예측 불가능한 생존 게임의 긴장감은 줄어들고, 보다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의 문법을 따라가면서 본래의 신선함과 날카로움을 잃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첫 작품 이후, 후속작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을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부릅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전편의 성공이 낳은 거대한 기대감과 상업적 압박 속에서, 작품 고유의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 징크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2. 비판이 상품이 될 때: 메시지의 역설 💰
시즌 2가 마주한 가장 근본적인 딜레마는 '메시지의 상품화'였습니다. 탐욕과 착취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역설적으로 그 누구보다 거대한 '돈벌이 프랜차이즈'가 되어버린 것이죠. TIME지는 "'오징어 게임'이 (브랜드로서) 하는 일이 '오징어 게임'이 (비판으로서) 말하는 것을 압도해 버렸다"고 꼬집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온 공식 굿즈, 브랜드 협업, 심지어 실제 상금을 걸고 진행된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까지. 이 모든 것은 드라마의 반자본주의적 메시지를 공허하게 만들었습니다. 체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녹색 운동복, 가면)이 이제는 소비를 통해 과시하는 상품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혁명은 티셔츠가 되어 팔려나갔습니다.
저항의 생애 주기
어떻게 비판은 상품이 되는가
Phase 1: 발화
날카로운 체제 비판 (시즌 1)
Phase 2: 성공
글로벌 메가 히트
Phase 3: 동화(Co-optation)
프랜차이즈화 & 상품화
3. "형, 사장님 아니야": 번역 속에서 길을 잃다 🌐
시즌 2의 딜레마는 비단 상업화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문화적 소거' 문제 역시 중요한 비판점이었습니다. 특히 영어 자막과 더빙이 드라마의 섬세한 문화적, 정치적 뉘앙스를 상당 부분 '살균' 처리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알리가 상우를 부르는 호칭입니다. 계급적 차이를 드러내는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친밀감을 나타내는 '형(Hyung)'으로 번역되면서, 둘 사이의 착취적 관계에 대한 비판이 약화되었습니다. 또한, 한미녀의 대사 중 교육 불평등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순화되었고, 그녀의 거친 욕설은 삭제되어 캐릭터의 계급적, 성격적 특성이 희석되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이 최대한의 대중적 접근성을 위해 콘텐츠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무디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
결국 시즌 2는 성공의 그림자 속에서 고군분투했습니다. 비판과 상업성, 메시지와 상품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죠.
다음 마지막 편에서는 이 모든 논란을 뒤로하고 대서사의 막을 내린 시즌 3의 결말과, '오징어 게임'이라는 거대한 현상이 2025년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남긴 유산은 무엇인지 최종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지막 여정도 함께해주세요! 🎉